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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꼬마 - 주절주절

서울살이를 마치며.

by 밤꼬마 2024. 10.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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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서울에서 태어나 어머니와 아버지의 맞벌이로 인해 충청남도 아산에서 유년을 보내다 경기도에서 학창생활을 보낸 후 20살이 되기 전에 서울에서 지금까지 불혹이 넘는 나이까지도 서울살이를 하고 있었다. 

2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서울에서 살면서 참 다양한 일들이 있었고 내 나이쯤 먹은 사람들은 뭐 너무나도 당연한 에피소드들이 있겠지 이런 에피소드를 일일이 열거하기에는 한도 끝도 없을 것 같고.

결론부터 말하자면 올 11월을 기점으로 20년 넘게 지내온 "서울살이"를 종료하게 되었다.

01. 서울살이가 끝난 이유

뭐 제일 우선은 감당하기 힘든 서울의 집값이다. 
찾아보면 좋은 매물이 있다. 눈을 낮추면 그래도 괜찮은 매물들이 있다 라고 하지만 나도 안다 매일 같이 부동산 사이트를 들어가고, 시세도 조회해보고 하는데 일단 내눈에 괜찮다 싶으면 기본 호가가 반올림한 10억인데... 

과연 이 10억이 평범한 직장인이 감내할 수 있는 비용일까라는 생각이 들더라

 

물론 눈을 낮추면 이라는 그보다는 저렴한 비용으로 구할 수는 있지만 왜 돈에 내 안식처를 맞춰야 하지 라는 생각에 서울살이를 종료하기로 결정했다. 

02. 결정적 이유

연로하신 부모님과 지병이 있으신 어머니가 있으셔 그간 현재 내가 거주하고 있는 동네를 고집했다(송파구) 실제로 지금도 나의 본가와 내가 거주하고 있는 장소는 걸어서 5분 이내에 위치하고 있는데 현재 거주하고 있는 장소가 마음에 들지 않아도 곁에서 부모님을 보필할 수 있고 자주 찾아뵙고 얼굴 비추는 것만으로도 그냥 저냥 만족하고 있었다. 

어느날 어머니 병원 정기검사 때문에 회사에 연차를 내고 처와 어머니를 모시고 대학병원을 방문하다 돌아오는 길에 공교롭게 2개의 신축분양 빌라를 보게 되었다. 역세권도 아니고, 그렇게 입지조건이 좋지 않은 신축빌라 였지만 그래도 가격대만 맞으면 서울에서 그리고 송파라는 메리트에 풀대출을 끼고 드라이브를 걸어볼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을 해서 호기롭게 방문했다. 

하나는 분양가 5억 후반, 하나는 분양가 6억 중반...

집의 마감이나, 자재 상태는 엉망이였고 관리 주체도 없고 비약적으로 이야기 하자면 내가 왜 그 만큼의 큰 돈을 들여서 이런 미완성의 집을 분양 받아야할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날 완전한 결심을 한것 같다. 서울에서는 답이 없다라고

올 12월 2년+2년의 전세 만기기간이 도래하는 상황이였고 더 이상 현 거주지에서 살고싶지는 않았다 이 4년동안 크고작은 일들이 너무 많이 발생했고 집주인 분은 좋으신 분이시지만 올 초에 인상의 여지와, 혹은 가족 중 누가 들어올 수도 있다라는 이야기...

그래 내가 서울에서 누리는 모든 편의를 좀 포기하더라도 더 이상은 에너지 분산시키지 말자 싶어 이사를 결정했다.

03. 부모님과 함께할 것인가?

처와 몇날 몇일을 고민했다. 맞벌이 부부다 보니 나만 좋다고 해서 이사갈 노릇은 아니다.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둘이다 보니 둘의 의견이 일치해야 고민사항이 결정사항으로 변경이 된다. 생각보다 흔쾌히 나의 의견에 동의를 했다.

이제 내게 마음에 걸리는 것은 연세 지긋하신 우리 부모님의 문제였다 처는 부모님과 함께해도 상관없고 같이 하면 더 좋은 것들이 많지 않겠냐고 내게 말했지만 사실 그게 말 처럼 쉬운것은 아니다. 당신과 나도 서로 알아가고 포기할거는 포기해가며 이해할거는 이해하는데 근 10년이라는 세월을 보내야만 했고 아직도 서로 이해관계가 맞지 않아 다툼이 발생하는데 

연로하신 어른들은 간극을 좁히는게 더 어려운 일일테니 말이다. 

부모님은 우리의 의견을 단박에 거절하셨다. 

"각자가 서로 응원하며 살자고..." 

예상했던 바이다... 연고도 없는 낯선 동네에 어르신들께서 생활지를 바꾸신다는 것은 기필코 쉽지 않은 일이다. 현재 거주지에는 동기간도 있으시고, 많은 인프라와 편의성이 보장이 되어있는데 그걸 포기하실 만큼에 이동의 가치가 없으므로...

또 합가라는게 정말 쉬운일이 아니다. 내 자식만 있는게 아니니까... 

몇번의 제안에도 부모님 두 내외분은 완곡하게 거절 하셨다.

04. 물은 이미 쏟아졌다.

 

매매계약과 잔금까지 치루고 내게 억단위의 대출금도 생겼다 인테리어 공사 때문에 이사일정은 아직 미정이지만 올해 안으로 나의 20년이 넘는 서울생활에서는 마침표를 찍게 될 것이다. 

그리고 다시 서울살이를 하게 될지는 미지수 지만 처와 함께한 이야기는 7년안에 대출금 처리하고 그 이후로는 실버타운 들어갈 돈 모읍시다 라는 이야기에 "아 그렇게 되겠구나 싶더라"라는 생각과 서울에서 내 거주 장소는 현 나이로 끝이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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